제작기간만 7년 반 만에 개봉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알려진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한국에 있는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연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더 많은 지브리 작품을 보고 싶은 팬들에겐 마지막 작품이 아니길 바라고 있을 텐데요 감독은 손자가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선물로 주고 싶다고 한 만큼 내용에 큰 의미를 담은 작품일 것 같아서 큰 기대가 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마지막 작품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정보
드디어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레전드 미아자키아이오 감독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7월 14일 전 세계 유일하게 일본에서 개봉을 앞두고, 1941년생으로 어느덧 83세가 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지막 장편 작품일 수도 있는 이 영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아무리 감독 나이가 83 세라지만 마지막 작품이라는 소리는 너무한 거 아니냐 싶겠지만, 이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된 제작 기간만 해도 7년으로 무려 2016년 인 감독 나이 76세 때부터 제작이 시작되었던 작품입니다. 그만큼 장편 작품을 제작할 때 영혼과 육체를 갈아넣기로 유명한 하야오 감독의 완벽주의자스러운 면이 또 한 번 증명된 것이고 2013년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장편 작품 은퇴를 선언했던 핵심적인 이유가 건강이 너무 많이 망가졌기 때문이라고 하셨었기에, 이번 작품이 발표되고, 업계에선 작품에 대한 기대와 함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럼 애초에 건강이 악화되어 은퇴했던 감독님이 왜 돌아왔느냐? 일단 첫 번째는 손자를 위해 남길 만한 자랑스러운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있었고, 두 번째는 그와 함께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터이자 감독으로 일하는 아들 미아자키 고로가 밝히길, 막상 은퇴하고 나니 건강이 좋아졌고, 평범한 일상을 매우 견디기 힘들어했다고 했으며, 세 번째는 동명의 일본 문학 소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기억 속에 묻혀 있던 배선에 앗 하고 전기가 통하는 느낌을 받고 제작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을까
그럼 소설이 원작인 내용부터 대체 어떤 작품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는 1937년 아동문학 작가인 요시노 겐자부로의 문학 소설로, 기본적인 책의 구조는 본명인 혼다보다 별명인 코페르로 불리는 주인공 소년이 외삼촌에게 일상 속에서 자신이 겪는 일을 들려준 뒤, 질문을 던지고, 삼촌이 편지로 답장을 하는 문답식 구성입니다. 여기서 코페르가 던지는 주제는 학교 폭력, 왕따와 같은 동급생들과의 사건부터 전쟁과 빈부 격차와 같은 사회 현상에 대한 질문까지 상당히 방대한 역할을 커버하는데, 청소년들을 위한 문학인 만큼 구성이나 내용의 난이도는 낮은 편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묵직한 울림을 줄 정도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외삼촌이 알려주고, 코페르도 끝없이 어떤 인간이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해나가며 약 90여 년 동안 사랑받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세계 2차 대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41년부터 45년까지 이 책은 일본에서 금지도서로 지정되기까지 했었는데,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나와 있는 코페르의 글 때문으로 그 내용은 저는 온 세계 사람들이 친구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세상에 오면 좋겠어요 인류는 지금껏 발전해왔으니, 머지않아 그런 세상에 올 거라 믿어요. 제가 그런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1930~40년대에 일본은 전쟁을 빌미로 개인보다 국가의 번영을 앞세우는 전체주의 성격이 지배적이었고,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평화에 대한 메시지와 인간 개개인의 성찰과 성장을 그리는 만큼, 당시의 군국주의 일본을 정확히 겨냥하고 비판하는 책이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이 책이 오늘날에도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당대 일본뿐 아니라 현대에 들어서도 사회적 억압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하야오 감독도 이런 점에서 작품 선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럼 이미 존재하는 문학을 그대로 영상화하는 것이냐 이전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동명의 원작 소설을 갖고 있었지만, 사실상 원작의 일부 요소를 차용해서 새로 창작한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영화도 그럴 것 같지는 않았는데 마침 지브리 편집자인 스즈키 토시오가 밝히기를, 이번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경우엔 제목과 주제의식을 빌려왔고, 줄거리는 하야오 감독이 구상한 완전한 오리지널이라고 밝히며, 원작을 읽었다고 해서 스포를 당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예고편이 없는 희안한 마케팅
한편 이 영화는 역대급으로 기이한 마케팅으로도 소문을 탔는데, 바로 마케팅 안 하기가 방법입니다. 지금 화면 속 포스터를 제외하면 그 어떤 예고편도, 기본 줄거리도, 광고도, 일본에서 영화 흥행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성우진들까지 비공개, 심지어 전 세계 3대 영화제에 초청이 왔었으나 그마저도 전부 거절하며, 말 그대로 7월 14일 일본 개봉 전까지 그 누구도 작품에 대해 알 수 없는 무마케팅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제작에 너무 많은 돈과 힘을 투여해서 마케팅은 패스입니다. 일단 이번 작품의 제작이 힘들다고 느낄 만도 했던 게, 작품을 제작 중이라는 공식 발표가 있기도 전이었던 2016년부터 하야오 감독이 직접 연필로 콘티를 그리기 시작했고, 이 콘티가 완성되는 데만 3년이 걸렸으며, 콘티 작업 중이었던 2017년 5월, 지브리에선 신작 장편을 위해 대규모 신규 애니메이터들을 계약직으로 고용한다는 공고를 내놓았습니다. 아마 여기서 싶으실 텐데 그 엄청난 지브리인데 왜 새로 애니메이터들을 고용하느냐? 사실 지브리는 전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는 회사이고, 심지어 2014년엔 애니메이션 제작팀을 아예 해산해 버렸습니다. 즉, 2014년 이후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팀이 회사에 아예 없고, 그냥 저작권과 판권 관리팀, 그리고 지브리 박물관 관리 인원 정도만 남은 상태였는데,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와는 다르게 모든 애니메이터를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었던 지브리 스튜디오였기 때문에 안 그래도 적자인 회사에 매년 수십억에 달하는 인건비까지 나가니, 결국 제작팀을 해산해 버리고, 혹시 신작을 제작할 일이 있으면 그때 가서 계약직을 고용하는 방향으로 바꾼 것입니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경우엔, 원래 2017년 10월부터 제작을 시작해 2019년쯤에 끝낼 생각이었기에, 애니메이터들도 2년만 계약된 상태였지만, 업무 시작으로부터 1년이 지난 2018년 8월 인터뷰를 통해, 2019년의 완성은커녕 지금부터 34년 정도 더 걸릴 것 같다는 발표를, 또 1년이 지난 2019년 10월 현재 영화의 15%밖에 끝내지 못했다고 밝히며, 지브리 스튜디오의 편집자인 이번 영화가 완성되는 데 10년이 걸릴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고 하며, 당시 영화의 1분을 제작하는 데 한 달이 소요되는 그 가게 제작 속도였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지브리 스튜디오 예산 관리도 하고 있던 그는 어쩔 수 없이 넷플릭스의 지브리 작품들에 전 세계 스트리밍 판권을 판매해야 했다고 밝혔는데, 대신 실제로 10년 넘게 제작이 진행되어도 문제가 없을 만큼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다시 1년이 지나, 2020년 5월에는 영화의 36분 정도의 분량이 완성되었고, 다시 1년 뒤인 2021년 5월에는 영화의 절반에 해당하는 63분까지, 그리고 마침내 2022년 10월이 되어서야 영화 제작이 거의 끝났다고 발표한 뒤, 2022년 12월, 최종 125분짜리 영화로 일본에서 2023년 7월 14일에 개봉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가 되었습니다. 10년은 아니고 7년이 걸리긴 했지만, 어쨌든 영웅까지 끌어모은 하야오 감독과 스즈키는 광고하기도 지쳤다고 이야기하며, 어차피 광고해 봐야 복잡하고 과장만 심해지니, 그냥 새롭게 해 보자라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포스터도 지브리의 무 마케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하야오 감독은 이 포스터를 보자마자 지브리 역사상 제작된 모든 포스터 중 최초로 극찬을 하며, 단조로움이 너무 좋다고 했다 하는데, 이런 단조로움에 걸맞게 마케팅도 단조롭게 안 해버리는 방향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나마 들려오는 한 가지 소식은, 우리가 생가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들었던 이 노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들었던 이 노래 지브리의 레전드 음악들을 제작한 히사이시조가 이번에도 영화 음악 작곡가로 활약 예정이고, 심지어 하야오 감독은 이번 영화의 주제가를 듣고 눈물까지 흘렸다고 하니, 레전드 음악을 한 번 더 기대해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한편, 이번 작품의 흥행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예정인데, 이번엔 지브리 스튜디오가 자체적으로 제작비 100%를 충당했기에 극장의 영화 티켓 수익의 50%를 줘야 하는 일본이지만, 어쨌든 나머지 50%는 통으로 지브리가 가져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즉, 흥행만 된다면 돈은 많이 벌 수 있지만, 사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입장에선 돈뿐만이 아니라, 미아자키 하이오 감독 이후 지브리 스튜디오를 이끌 후계자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한데 국내에선 이미 유명한 짤로 남아버린 미아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의 2006년 지브리 작품 게드 전기는 극장 상영 중 하야오 감독의 탈주에서 담배 타임을 가졌을 정도로 작품성이 망해버린 사태로 남으며, 포스트 미아자키는 아들이 아니었다는 민망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게, 그로부터 5년 뒤인 2011년, 미야자키 고르는 코쿠리코 언덕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아버지 하야오도 탈주나 담배 타임보다는 조언의 말만 남기는 등 작품성 자체로는 인정받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이번에 손익 분기를 넘지 못할 정도로 적자가 나버렸고, 이 뒤로 개봉한 지브리 영화들까지 깡그리 흥행에 실패하며, 2013년 하야오 감독의 은퇴에 이어 바로 다음 해인 2014년에 지브리가 제작팀을 없애버리는 상황까지 온 것입니다. 종합적으로 지불이는 하야오 감독이 없으면 안 돼라는 이미지가 생겨버린 것인데, 분명 고양이의 보은처럼 하야오 감독이 연출을 맡지 않고도 성공한 작품들이 있지만, 워낙 감독의 후광이 강하다 보니 대중적인 인식은 그러한 것 같고, 지브리는 이번 작품의 흥행 성공으로 큰돈을 벌게 되더라도, 고령인 미야자키 하야오 후계자가 없는 등, 지브리 스튜디오의 자체적인 미래는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하야오 감독이 일본의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책인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영화의 원작으로 선정한 것에 비판적인 입장도 있는데, 왜냐하면, 그가 직전에 제작했던 바람이 분다라는 장편 애니메이션은, 일본군을 위해 비행기를 설계한 실제 인물, 호리코시 지로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자살특공대로 불리는 카미가제에 사용된 제로센 비행기를 설계한 호리코시 지로의 삶을 진정한 사랑을 추구하는 수뇌보처럼 그려놨기 때문에, 당시엔 자살특공대에 사용된 비행기를 제작한 전쟁 범죄자를 비행기 설계를 위한 순수한 꿈을 꾸는 남자로 형용해 놓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는데, 즉,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바람이 분다 때는 군국주의의 산물을 아름답게 그려놓더니, 이번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이중성을 꼬집은 것입니다. 하지만, 바람이 분다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에 대해, 하야오 감독은 영화의 의미를 직접 해설하며 해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살아온 호리코시 지로는 열심히 살았다고 해서 단죄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열심히 산 것은 면죄부가 될 수 없고, 그런 점에서 비참한 인물, 절대 전쟁 미화의 의도는 없다고 밝히며, 시대에 대항하면서도 시대의 흐름대로 열심히 살아버린 인물의 아이러니함에 집중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호리코시 지로는 일본 내부에서도 현재까지 비난과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인물 중 하나인데, 비난의 이유는 당연히 카미가제의 일부 사용된 제로센 비행기의 설계자라는 점이고,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일본이 패전한 1945년 8월 15일 그의 일기에 일본의 군부를 전쟁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비판하는 내용 그리고 전쟁을 일으킨 정치인들이 전부 사라지지 않으면 일본의 부패의 씨앗이 남을 것이라는 내용이 발견되었다는 것으로 일본 언론에서도 제로센 비행기를 제작한 인물의 두 얼굴이라고 언급하며 다양한 역사적 해석을 불러오는 인물입니다. 일각에선 평소 미아자키 하야오가 아베 총리 시절의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입장이었고 그의 성향상 바람이 분다가 전쟁 미화일 리 없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는데 종합적으로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지만 일단 대외적으로 돌고 있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한국 개봉일
일본에서는 공식적으로 7월14일 개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개봉일은 과연 언제 개봉할까요? 들리는 소문으로는 대원미디어가 수입해서 7월 개봉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것은 희망일 뿐 정확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동시개봉이었으면 좋겠으나 더 늦게 개봉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쩌면 한국에서는 9월이나 10월 쯔음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